학교의 변신

2007.08.17 19:57

한바다 조회 수:2264 추천: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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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위기 한 초등학교의 `화려한 변신'







    • 폐교위기까지 내몰렸던 산골의 한 작은학교가 교직원.주민들의 노력으로 7년만에 다른 지역은 물론 해외에서도 벤치마킹을 하는 공교육 개혁의 모델로 변신해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학교는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역사유적지 남한산성내 자리잡고 있는 남한산초등학교.

      400년이 넘은 두 그루의 큰 느티나무 아래 교실 8개의 작은 이 학교(1901년 개교)는 해공 신익희 선생이 한때 재학(1906-1907년)하고 전 축구국가대표 서정원 선수가 졸업한 100년 전통의 전형적인 산골학교다.

      17일 학교에 따르면 지난 2000년 3월 이 학교는 전교생은 불과 3학급 26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인근 마을에 신생아가 없는데다 유적지내 각종 규제 등으로 주민들이 계속 다른 곳으로 떠나면서 전교생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적었다.

      이 상태가 몇년 지속된다면 다른 지역 소규모학교와 마찬가지로 폐교가 불가피한 상황.

      이 때 부천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정연탁(60)교사가 교장으로 부임했다. 당시 50대 초반으로 교장으로 첫 발령받은 정 교장은 ‘학교를 살려보자’는 오기가 발동했다.

      정 교장은 “처음 도착했는데 기대하던 학교가 아니었다.너무 작았다. 학교에 출근해보니 동창회 등에서는 폐교를 기정사실화하고 이 학교 부지에 전문대 유치를 추진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학교를 살려보자’는 오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당시 광주 다른 초교에 근무하며 전교조 간부로 활동하고 외국의 대안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안순억(45) 교사를 우연히 알게된 뒤 안 교사 및 이 학교 교사 3명과 의기투합, 교육시스템을 새롭게 하는 ‘작은 혁명’을 시작했다.





    • ▲ 한때 폐교위기를 맞았다 교직원 및 주민들의 노력으로 최근 전교생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공교육 개혁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남한산초등학교 학생들이 여름계절학교에서 외부 강사 및 학부모들로부터 특별활동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 /연합


    • 우선 ‘40분 수업, 10분 휴식’이라는 기존 수업방식으로는 학생들의 심화수업이 어렵다고 생각, 80분 수업한 뒤 30분 쉬는 ‘블록제 수업’을 도입했다.

      수업은 학생들이 지겹다고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토론과 놀이.활동중심으로 꾸몄다.

      특별활동도 다른 학교와 같이 매주 특정 요일에 교사가 중심이 돼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전 1주일씩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이 특별활동 시간에는 학생들에게 교사가 아닌 외부강사와 학부모들로부터 목공, 도자기, 염색, 연극 등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매일 1교시 수업시간 전 15-20분간 모든 학생들은 교사들과 함께 학교 뒤 산을 산책하며 자연학습을 하거나 독서실에서 책을 읽도록 했으며 산책 등이 끝나면 역시 교사들과 함께 녹차와 음료수 등을 마시며 대화의 시간을 갖도록 했다.

      이와 함께 모든 학생들에게 1학년 입학때부터 졸업때까지 대금, 가야금 등 국악기 1가지씩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교육하고 모든 학생들에게 ‘독서통장’을 만들어 주고 6년간 600권의 책을 읽도록 했다.

      이 같은 노력이 알려져 인근 학교에서 전학 오는 학생이 생기면서 이 학교 전교생수는 2000년말 70여명으로 늘어난데 이어 지금은 모두 6학급 130여명으로 증가했고 교육환경 개선에 앞장섰던 안순억 교사는 아예 다음해인 2001년 3월 이 학교로 전근을 왔다.

      올해도 학교측은 20명의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병설유치원 졸업생이 11명에 불과하자 9명을 다른 지역에서 받기로 하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모집공고를 냈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서 온 입학 지원자가 27명에 달해 학교측은 결국 추첨을 통해 9명을 선발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남한산초교의 학생수가 크게 늘어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인접해 있는 성남시 은행동 지역 ‘동화를 읽는 어른들 모임’ 회원들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남한산초교 전학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인근 학교 학생들의 전학을 적극 지원하고 학교홍보에도 앞장섰으며 학교일에 내 일 처럼 나섰다.

      이 같은 남한산초교의 성공사례는 공교육 개혁 모델로 꼽히면서 최근 이를 벤치마킹하는 전국의 학교가 늘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독일, 덴마크, 호주, 대만, 스리랑카 등 외국에서 견학을 오는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또한 전국 교육대학생들의 연구대상 학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요즘도 미국 보스턴대에서 유학중인 한국인 학생이 논문작성을 위해 3개월째 학교에 머물며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정 교장은 “시골지역의 경우 학교가 지역사회의 중심인데 최근 많은 학교들이 폐교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남한산초교 교장으로 있는 동안 교사.학부모들과 함께 이 학교를 ‘작지만 알찬 학교, 학생들이 즐거워 하는 학교’를 만드는데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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