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분

2008.08.04 15:17

김송기 조회 수:3122 추천: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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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초분(草墳)

 


중부매일 jb@jbnews.com


 













부모 죽은후 바로 매장하면 불효

우리나라의 특이한 장례풍속의 하나가 초분(草墳)이다. 초분은 시신을 바로 땅에 묻지 않은 채, 돌이나 통나무 위에 관을 얹어 놓고 탈육될 때까지 이엉과 용마름 등으로 덮은 초가 형태의 임시 무덤을 말한다.


초분은 대개 짚으로 엮어 만든 용마름과 이엉으로 만드는데 이삼년 후에 다시 해체해 씻골을 한 다음에 최종으로 땅에 묻는 본장을 한다. 이렇게 초분을 만드는 것은 초분을 통해 최종으로 죽음을 확인하고 뼈를 깨끗이 씻어 묻음으로써 다음 세상에 재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또한 초분은 아직 살아있는 존재로 여기기 때문에 초분 곁에서는 잠을 자도, 산소 곁에서는 자지 않는다고 한다.

초분의 관행은 장례풍속의 하나인 빈(殯)에서 기인한다. 일찍이 '동욱저'에 '장례풍속에 큰 목곽을 만드는데 길이는 십여장이다. 하나의 뚜껑을 열어 호(戶)로 했다. 새로운 사자(死者)가 있으면 모두가 매장한다. 겨우 열 수 있도록 하여 피육(皮肉)이 다하면 뼈를 취하여 그 곽(槨)안에 두는데 온가족이 그 곽을 사용한다.'라고 적고 있다.













   
▲ 초분은 시신을 바로 땅에 묻지 않고, 돌이나 통나무 위에 관을 얹어 탈육될 때까지 보관하는, 초가 형태의 임시무덤을 말한다.
100전만 해도 우리나라 남, 서해안의 도서뿐만 아니라 내륙에서도 광범위 하게 초분의 풍속은 이어졌지만, 일제 강점기 위생법의 제정과 화장의 권장 그리고 현대 산업화에 밀려 주로 남해안 여수시, 금오도, 완도군 청산도를 비롯해 도서지방에 일부 남아있을 뿐이다.













   
▲ 짐승들이 초분을 훼손 할 것에 대비해 울타리로 막는다. 설, 추석에 자손들이 다녀 갈 때 솔가지를 꺾어 초분에 꽂는다.
초분을 부르는 명칭도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불려진다. 초분을 '예빈' '초빈' '빈소' '빈수' '채빈' 등으로 불려 초분을 완전한 무덤으로 여기기보다는 마치 살아있는 사람을 대하듯 하며 아직 상 기간임을 나타내는 절차로 본다는 점이다.













   
▲ 초분을 하는 많은 이유 중, 시신을 탈육시켜 깨끗이 씻어 매장하므로, 효를 다 한다는 의미가 강조 되어있다.
초분을 하는 이유로는 부모가 돌아가셨는데 바로 매장하는 것은 불효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시신의 육(肉)을 오물 및 추물로, 매장할 때에는 깨끗한 백골만을 땅에 묻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적당한 장지를 빨리 구할 수 없고, 정월이나 이월 달에는 땅을 건드리면 마을에 우환이 생긴다거나, 조상에 대해 효도의 표시로 한다는 의식을 많이 갖고 초분을 하는 것이다.













   
▲ 초분의 장례의례도 일반 상례와 같다. 다만, 바로 매장하지 않고, 세월이 흘러 다시 본장을 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초분의 장례 결정은 대개 성복전에 집안 또는 문중회의를 거쳐 이루어진다. 일단 초분 장례로 결정되면 집안에서 초분 할 장소를 물색하고 마을에서 초분 제작에 필요한 짚을 구해 이엉과 용마름을 제작한다. 초분은 사람의 왕래가 적은 야산이나, 자기 밭 같은 경작지 주변에 만드는데 초분 장소가 결정되면 미리 땅을 평탄하게 고른 다음 굵은 돌로 관 넓이만큼 펴서 깔아 놓는다.













   
▲ 밭같은 경작지 모퉁이를 초분 장소로 택한다. 땅을 평탄하게 고르고 돌로 조금 높게 한 다음, 그 위에 관을 놓고 이엉과 용마름으로 덮는다.
발인 후에는 상여로 관을 초분 장소까지 이동하고 상여가 도착하면 돌을 깔아 놓은 덕대 위에 안치하고 짚이나 가마니를 깐 후 소나무 가지를 꺾어서 관보다 조금 넓게 편다. 상여에서 관을 내어 머리부분이 산 위쪽으로 가게 덕대위에 안치하고 다시 꺾은 소나무 가지와 짚, 가마니로 덮는다.

그리고 나서 이엉으로 관을 돌려 감싸 올리고 최종으로 용마름을 올려 초가집 지붕을 얹듯이 줄로 엮어 매고 사방으로 끈에 돌려 묶어서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마무리 한다. 그리고 초분 주위를 생솔가지로 울타리를 만든다. 날짐승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초분의식이 모두 끝나면 보통 초분을 한지 3년 정도 지나면 시신의 오물이 다 빠지고 탈육이 잘 되어 뼈만 남아 이장할 수 있다.

이장은 주로 한식이나 윤달을 택해 하는데 날은 보통 지관과 상의하지만 사자의 운에 따라 정하게 된다. 초분을 해체하기 전에 간단히 고유제를 지내고 해체하여 유골을 확인한 후에 탈육된 유골을 골라서 깨끗이 씻는다. 깨끗해진 유골을 창호지 위에 머리부터 목, 팔, 몸, 다리, 발끝까지 차례차례로 맞추어 염(殮)하듯이 다시 묶는다. 그리고 이것을 묘지까지 옮겨 매장을 하면 모든 순서가 끝나는 것이다.

이러한 초분의 관행은 장례를 두 번 모시는 번거로움과 생활환경의 변화로 거의 볼 수 없지만, 마지막 통과 의례인 상장례 문화를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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